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노동 공약 중 하나인 포괄임금제 폐지가 국회 법안 심사 단계에 진입하면서 직장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관행이 어떻게 당연한 제도처럼 자리 잡게 되었는지, 이번 개정안이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공짜야근을 낳은 포괄임금제의 실체
많은 직장인들이 분노하는 포괄임금제는 기본급에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을 미리 포함해 고정된 월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야근 수당 달에 50만 원 정도 나오겠지, 월급 250만 원으로 퉁쳐"라는 식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실제로 얼마나 야근을 하든 똑같이 250만 원만 받는 구조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 포괄임금제가 법에 명시된 제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근로기준법상 연장·야간 근로 시에는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고, 휴일 근로 시에도 일정 비율을 추가 계산해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더 일하면 더 받는 것이 당연한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포괄임금제가 이 상식을 거슬러 만연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습니다.
2016년 대법원은 근로 시간 산정이 어렵고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다면 포괄임금도 인정된다는 판례를 남겼습니다. 이는 원래 현장 출동직이나 경비원 같은 감시 근로자, 야간 근로자 등 근로 시간을 따지기 애매한 경우에 한해 인정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판례가 개발직, 방송직군 등에서 암암리에 일반화되기 시작하면서, 법에 없던 제도가 산업 전반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포괄임금제는 공짜 야근을 구조적으로 부추기는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떤 기업이 만든 법이냐는 직장인들의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사용자 비평에서도 지적하듯, 근로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물론 사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고정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었다는 논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제도가 오남용 되고 악용되는 사례가 너무나 많았고, 그것이 현시대에 굳어져 버렸다는 점입니다. 법적 근거도 없이 관행처럼 자리 잡은 이 구조는 근로 환경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왔습니다.
김주영 의원 개정안의 핵심 내용과 한계
포괄임금제에 대한 비판이 누적되면서 관련 개정안은 꾸준히 발의되어 왔으며, 현재 포괄임금제 금지 관련 법안만 아홉 건에 달합니다. 그 중 이번에 본격적으로 심사에 들어간 것은 노사정 합의 내용이 반영된 김주영 의원 개정안입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임금 대장 기록 의무의 구체화입니다. 현행법에는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임금 대장을 작성하라고만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일수와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간을 임금 대장에 기록하고, 이를 기준으로 가산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구체화했습니다. 또한 노동자가 임금 대장 등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사용자는 사실상 매일 실 근로 시간을 기록해야 하고, 그 기록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기존의 포괄임금 계약은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예외 사항이 있습니다. 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초과 근로 시간을 미리 정해 보정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기존 포괄임금제와 유사해 보이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실제 근무 시간이 고정 수당 시간을 초과할 경우 차액을 지급하라는 조항이 추가됐다는 것입니다.
즉, 이번 개정안은 포괄임금제를 원천 금지하기보다 오남용을 막겠다는 취지에 가깝습니다. 다양한 업종이 존재하는 현실을 감안한 타협안으로 볼 수 있지만, 완전한 폐지가 아닌 만큼 우려도 뒤따릅니다. 이번 개정안의 긍정적 측면은, 추상적으로만 존재하던 기록 의무가 보다 구체화됐고, 노동자가 부당 노동의 대가를 사전에 지급받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 비평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예전부터 구체적인 방안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개정안이 보다 진전된 논의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개정안의 실효성 논란과 현실적 과제
개정안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는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현장 목소리를 통해 제기되는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당사자 동의의 현실성 문제입니다. 노동부는 노동자에게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할 것이라 했지만, 실제 일터에서 약자인 노동자가 사용자의 포괄임금 계약 요구를 거부할 수 있겠냐는 비판이 핵심입니다. 전문가의 말처럼, "어떤 근로자가 일을 하러 왔는데 포괄임금 계약서를 내밀면 기분은 안 좋지만 일을 해야 되니까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계약을 거부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합의 조항은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둘째, 근로 시간을 누가 기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실 근로 시간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여전히 사용자, 즉 회사입니다. 때문에 근로 시간이 축소되거나 일부 누락될 가능성이 있으며, 더 촘촘한 기록 의무로 인해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심지어 마우스가 움직이는지, 키보드가 쳐지는지 이런 방식으로 시간 단위를 체크하는 게임 회사들의 선례처럼, 지나치게 각박한 근로 감시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셋째, 사후 연락 및 정정 요구권의 현실성입니다. 원칙상 근로자는 일별 근무 시간을 매일 확인 요청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정 요구가 실제로 잘 받아들여질지에 의문을 표합니다. 이미 근로 시간이 축소 기록됐다면, 누락된 시간에 대한 증거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현실적 한계를 고려할 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포괄임금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법대로 적용하는 것이 가장 명확한 해결책이라는 목소리도 여전히 강합니다. 동시에 성과주의가 중요한 업종처럼 근로 시간과 결과물의 연계가 어려운 직군에 대해서는 업종을 명확히 열거해 구분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신이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고 싶다는 것, 그것이 노동자들이 포괄임금제 폐지를 요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번 김주영 의원 개정안은 완전한 폐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오남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 기록 의무와 차액 지급 조항을 포함하며 분명한 진전을 이뤘습니다. 법에도 없던 관행이 당연하게 굳어진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이번 입법 논의가 실질적인 변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출처]
그럼 제 월급 올라가요 내려가요..? / 스브스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Y5MWcuVONx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