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 하나 때문에 30만원이 왔다 갔다 해요
연말정산 얘기가 나오면 항상 따라 나오는 게 연금저축이랑 IRP예요.
"900만원 채우면 148만원 돌려받는다" — 이 문장, 다들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900만원 넣으면 148만원. 끝.
근데 계산기를 직접 두드려보니까 아니더라고요. 같은 900만원을 넣어도 어떤 사람은 148만 5천원을 받고, 어떤 사람은 118만 8천원을 받아요. 심지어 0원인 사람도 있고요.
이 글은 그 갈림길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숫자를 하나씩 대입해서 확인해본 기록이에요.
🔍 먼저 용어부터 뜯어봤어요 — 15%인데 왜 16.5%죠
법 조문부터 봤어요. 소득세법 제59조의3에는 이렇게 적혀 있어요.
연금계좌에 납입한 금액의 100분의 12를 공제하고,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이하(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500만원 이하)면 100분의 15를 공제한다.
12%랑 15%. 근데 블로그마다 다 13.2%, 16.5%라고 써 있어요.
처음엔 오타인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여기에 지방소득세가 붙는 거였습니다. 소득세를 깎아주면 그 소득세에 딸린 지방소득세(소득세액의 10%)도 같이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체감 공제율이 이렇게 돼요.
✔ 15% × 1.1 = 16.5%
✔ 12% × 1.1 = 13.2%
900만원에 대입하면 900만 × 16.5% = 1,485,000원. 딱 떨어져요.
숫자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 알고 나니까, 이제 문턱이 어디인지가 훨씬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 문턱은 총급여 5,500만원, 딱 한 줄이에요
여기가 이 글의 핵심이에요.
총급여 5,500만원이 기준선이고, 이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로 공제율이 16.5%에서 13.2%로 떨어져요. 900만원 기준으로 환급액 차이는 이렇습니다.
| 총급여 | 공제율 | 900만원 납입 시 환급액 |
| 5,500만원 | 16.5% | 1,485,000원 |
| 5,500만원 + 1원 | 13.2% | 1,188,000원 |
차이 297,000원. 총급여가 1원 늘었을 뿐인데요.
💡 세금 문턱 중에 이렇게 계단이 가파른 건 흔치 않아요

그런데 여기서 더 답답한 지점이 있어요.
이 5,500만원은 총급여 기준이에요. 과세표준이 아니고요.
무슨 말이냐면, 신용카드 공제를 아무리 많이 받아도, 청약통장 소득공제를 넣어도, 인적공제를 늘려도 — 총급여 숫자 자체는 1원도 안 줄어들어요. 그 공제들은 전부 총급여 아래 단계에서 작동하거든요.
⚠️ 총급여 5,500만원 문턱은 다른 어떤 공제로도 낮출 수 없어요
그러니까 5,500만원을 살짝 넘긴 분이 "그럼 뭔가 더 공제받아서 밑으로 내려가야지"라고 생각하시면, 그건 방법이 없는 거예요. 비과세 항목(식대, 자가운전보조금 등)이 애초에 총급여에서 빠져 있는 정도가 전부고요.
이 부분 확인하면서 좀 허탈했어요.
🙋 조사하다 든 생각 ①
이것도 어떻게 보면 상한선이 문제인가 싶었어요. 5,500만원 언저리에서 연봉협상을 할 때 이걸 다 계산에 넣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더라고요.
💰 두 번째 함정 — 같은 900만원인데 결과가 달라요
문턱을 넘지 않았다고 안심하기엔 일러요. 여기서 또 한 번 갈립니다.
한도 규정을 다시 읽어보면 이렇게 돼 있어요.
✔ 연금저축계좌: 연 600만원까지만 공제 대상
✔ 연금저축 + IRP(퇴직연금계좌) 합산: 연 900만원까지
즉 연금저축 하나만으로는 900만원을 채울 수 없어요.
총급여 5,400만원인 분이 연금저축 한 계좌에 900만원을 몰아넣었다고 해볼게요.
✔ 공제 인정: 600만원 (초과분 300만원은 제외)
✔ 환급액: 600만 × 16.5% = 990,000원
같은 사람이 연금저축 600만원 + IRP 300만원으로 나눠 넣었다면요.
✔ 공제 인정: 900만원 전액
✔ 환급액: 900만 × 16.5% = 1,485,000원
차이 495,000원. 넣은 돈은 똑같이 900만원인데요.

참고로 IRP 한 계좌에만 900만원을 넣어도 전액 인정돼요. IRP에는 600만원 같은 개별 상한이 따로 없거든요.
다만 IRP는 연금저축보다 중도인출 요건이 훨씬 빡빡해요. 그래서 "IRP에 다 넣는 게 이득"이라고 단순하게 말하긴 어렵고, 돈이 묶이는 정도까지 같이 보고 정하시는 게 맞아요.
🙋 조사하다 든 생각 ②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는 아직 고민 중이에요. IRP 중도인출 조건 읽어보고 나서 오히려 더 복잡해졌어요...
⚠️ 세 번째 — 낼 세금이 없으면 0원이에요
이게 제일 놓치기 쉬운 부분이었어요.
세액공제는 이름 그대로 세액에서 빼주는 거예요. 환급금을 새로 얹어주는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각종 공제를 이미 많이 받아서 결정세액이 0원인 분은, 연금저축에 900만원을 넣어도 돌려받을 게 없어요. 뺄 세금이 없으니까요.
숫자로 보면 이래요.
✔ 결정세액 0원인 사회초년생이 900만원 납입 → 환급 0원
✔ 결정세액 50만원인 분이 900만원 납입 → 148만 5천원이 아니라 50만원까지만
그런데 돈은 이미 연금계좌에 들어가서 55세까지 묶여요. 세제 혜택은 못 받고 유동성만 잃는 셈이죠.
세액공제 못 받은 납입액은 나중에 인출할 때 세금 없이 뺄 수 있긴 해요(공제받지 않은 원금이라는 걸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애초에 안 넣는 게 깔끔하죠.
그래서 순서가 중요해요. 내 결정세액이 얼마인지 먼저 확인하고, 그 범위 안에서 납입액을 정하는 것. 반대로 하면 안 돼요.
작년 원천징수영수증의 '결정세액' 칸을 보시면 대략 감이 잡혀요. 홈택스 연말정산 미리보기로도 확인할 수 있고요.
✅ 그래서 이 순서로 정하면 돼요
정리해보면 결정 순서는 이렇습니다.
✔ 1단계 — 작년 결정세액 확인
원천징수영수증의 결정세액이 내가 받을 수 있는 최대치예요. 이게 20만원이면 900만원을 넣어도 20만원이 끝입니다.
✔ 2단계 — 내 총급여가 5,500만원 위인지 아래인지
아래면 16.5%, 위면 13.2%. 같은 돈을 넣어도 297,000원이 갈리는 구간이라, 5,500만원 언저리라면 이 숫자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판단이 달라져요.
✔ 3단계 — 600만원 벽을 넘겼는지
연금저축에 이미 600만원을 넣었다면, 그 위로는 IRP로 돌려야 해요. 그냥 연금저축에 더 넣으면 300만원이 공제 없이 묶입니다.
✔ 4단계 — ISA 만기가 있다면 60일을 지키기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전환금액의 10%(최대 300만원)를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어요(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조건이 두 개인데 둘 다 까다로워요. 만기 후 60일 이내여야 하고, 금융사의 '연금전환' 절차를 써야 해요. 일반 계좌이체로 옮기면 전환으로 인정이 안 됩니다.
🙋 조사하다 든 생각 ③
결국 신청한 사람만 챙겨가는 구조인 것 같긴 해요. 뭐든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리고 지금 제 상황에서 중도 해지 안 하고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그 고민도 좀 남더라고요.
⚠️ 넣기 전에 이건 꼭 보세요
55세 전에 깨면 16.5%를 토해내요. 중도해지하면 세액공제를 받았던 납입액과 그동안의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어요. 16.5%로 공제받고 16.5%로 토해내는 구조라, 그동안 돈이 묶여 있던 것만 손해가 됩니다. 사망·해외이주·3개월 이상 요양 같은 부득이한 사유는 예외가 인정돼요.
세제개편안은 아직 확정이 아니에요.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청년 IRP 납입액 공제율 상향, ISA 전환금 관련 조정 등이 담겼지만, 이건 정부안이지 법이 아니에요. 입법예고와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내용이 바뀔 수 있으니, 이걸 전제로 올해 납입 계획을 짜진 마세요.
연말에 몰아넣어도 공제는 똑같아요. 그해 12월 31일까지 납입한 금액이면 공제 대상이라, 1월부터 나눠 넣든 12월에 한 번에 넣든 세액공제액은 같아요. 다만 투자상품이라면 매수 시점 차이가 수익률에 영향을 주긴 하죠. 이건 세금 문제가 아니라 투자 문제예요.
📚 출처
아래 자료들을 교차 확인해서 작성했어요. (2026년 8월 21일 기준)
· 국가법령정보센터 — 소득세법 제59조의3 (연금계좌세액공제)
· 국회도서관 국가전략포털 —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본
· 금융위원회 — 2025년 우리나라 연금저축 투자 백서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실제 지원 조건과 신청 절차는 반드시 위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내용을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세법과 정책자금 조건은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